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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망이 크게 엇갈리면서 미국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 19일에 이어 23일에도 '마의 5%' 벽을 뚫었다가 0.2%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월가 거물들이 잇달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자 시장이 바로 반응했다. 월가에서는 국채 금리가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의견과 다시 올라 6%대를 볼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극심해지는 국채 금리 변동성과 엇갈리는 내년 미국 경기 전망이 맞물리는 양상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오전 6시께 5.02%를 기록하며 나흘 만에 다시 5%를 넘었다. 지난 19일 국채 금리의 장중 5% 돌파는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23일 국채 금리는 5%를 찍은 직후 하락하기 시작해 4.81%까지 떨어졌다. 

 

국채 금리 급락의 불씨를 댕긴 것은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직전 소셜미디어 엑스에 "채권 공매도를 청산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기국채 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공매도 포지션을 밝힌 그가 입장을 바꾸자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애크먼 회장은 "최근 경제지표가 보여주는 것보다 경제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며 공매도 청산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 생산, 고용 등 지표가 전문가들 예상을 크게 웃돌며 호조를 보였지만 실물경제 상황은 오히려 식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특히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위험이 리스크를 키우고 있는 점도 중요하게 봤다.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전설적 투자자 빌 그로스 역시 이날 엑스에 글을 올려 "4분기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고 비관론을 펼쳤다. 그는 "미국 지방 은행 대학살과 자동차 대출 부실 증가는 미국 경제의 '심각한 둔화'를 암시한다"면서 "4분기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달 60일 이상 연체된 비우량 자동차 대출 비율이 6.1%를 기록했다. 이는 1994년 데이터 집계 이래 최고치다. 

 

지난 3월 시자을 불안하게 만든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을 비롯한 지방은행 여진과 리스크도 여전하다고 그로스는 설명했다. 그는 또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higher for longer)는 어제의 주문(mantra)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역전은 연말 전에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물이 단기물보다 금리가 더 높게 거래되는 이른바 '기간 프리미엄' 조건이 충족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로스는 현재 수준에서 장기물 금리 인상보다는 '단기물 금리 인하'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침체가 4분기에 찾아오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결국 피벗(통화정책 방향의 전환)을 해서 금리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경기 호조를 점치는 낙관론도 만만찮다. 최근 소비, 생산, 고용 등 경제지표 호조에 각 기관들은 잇달아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이른바 '골딜록스'(물가 상승 없는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26일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지난주 전망치를 3.7%에서 4%로 올렸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도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5.4%로 올렸다. 

 

블룸버그가 진행한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조사에서 3분기 성장률 전망 중간값은 4.3%였다. 올 1분기(2.2%)와 2분기(2.1%) 성장률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고금리와 우크라이나 전쟁, 학자금 대출 상환에도 시장이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린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지표가 견조하게 나왔기 때문이었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에서 실은 기고에서 "현재 미국의 강력한 고용시장은 사람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복귀시키는 장기적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강조했다. 

 

한편 경기 논란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국채 금리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는 데다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어서 시장이 더 즉각적이고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장기 국채 변동폭은 약 18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을 넘어섰다. 

 

마이크 슈매커 웰스파고 거시 전략 책임가는 "현재의 높은 금리 변동성이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유지될 것이고 중동 사태에 따라 더 오래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랑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장은 "미국 경기를 두고 연착륙 경착륙 논쟁이 이제 다시 시작됐다"면서 "4분기 시작인 10월 지표의 결과가 나오면 국채 금리의 향방도 어느 정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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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처음 수출하게 되면서 향후 중동 지역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특히 사우디는 네옴시티라는 거대도시 건설사업을 추진 중인 만큼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관련 업계는 평가했다. 

 

23일 네이버와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는 사우디의 저탄소 스마트 도시 건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향후 5년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와 메카, 메디나, 담맘, 제다 등 5개 도시에 현실과 똑같이 만든 가상공간이자 도시 단위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플랫폼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국내 기업이 중동 지역에 정보통신기술 플랫폼을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 규모는 5년간 총 1억달러9약 1350억원)로 국내 ICT 플랫폼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향후 사우디는 디지털 트윈을 도시계획과 관리, 홍수 예측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로봇 기술 등이 반영된다. 

 

클라우드 기반 가상공간에 현실세계를 그대로 옮겨놓은 디지털 트윈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도시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어 도시 계획과 관리에 유용하다. 실제 도시 개발을 진행하기 전에 건축물의 일조량이나 주변 교통량을 예측해 설계를 수정할 수 있다. 집중호우 때 침수 지역을 예상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상하수도를 배치하는 일도 가능하다. 

 

도시 전체의 공간 데이터를 담고 있는 디지털 트윈은 한 번 구축해 놓으면 다양한 혁신적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 가치가 매우 높다. 디지털 트윈 지도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하거나 저비용으로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작업도 가능하다. 디지털 트윈을 스마트 시티같은 미래형 도시의 기간 시설이자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특히 이번 사업은 대규모 지역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한 사례가 된다. 

 

전통적 협력 분야인 플랜트 산업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개가를 올렸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람코와 24억달러(약3조2500억원) 규모의 '자푸라2(Jafura2) 가스플랜트 패키지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중동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에 한국 기술로 플랜트를 건설하게 된다. 

 

방산 시장도 기대를 모은다. 특히 중동은 인접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진 데 이어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까지 터졌다. 역내 국가들의 군비 증강 움직임이 활발해진 배경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산은 사우디와의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이번 중동 순방을 촉매제로 방상 수출 시장을 외연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우디 순방에서는 특히 지대공 미사일 수출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탄도미사일, 드론 등을 이용한 공격을 받아온 사우디는 요격 미사일 수요가 크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도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국내 업체들이 만든 천궁 무기체계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주력 제품을 여러 국가에 수출하며 K방산의 힘을 키우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 폴란드와의 1차 무기 도입 계약에서 FA-50 경공격기 48대를 수출했는데 규모가 총 30억달러(약4조원)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명품 자주포로 불리는 K-9 자주포를 전 세계에 수출해왔다. 작년에는 폴란드와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 총 8조2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방산 수출 규모는 사상 최대인 173억달러를 달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부터 방위 산업을 한국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낙점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대통령 국가안보실에 방위 산업 수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방산 업계 매출액은 올해 18조 7839억원에서 2027년 29조7278억원으로 58%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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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전면침공 준비 완료

"지상전 후 완전히 사라질 것"

 

미국 등 서방국의 만류에도 '전면침공'을 선언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미사일을 쏘아대면서 지상전 준비를 마쳤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생화학 무기까지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상 소탕작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도 "제2, 제3의 확전을 원치 않지만 필요시 대비는 돼 있다"는 입장이다. 

 

22일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텔아비브 공군사령부에서 "이번 작전은 한두 달, 혹은 석 달간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결국 마지막에는 하마스가 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작전은 가자지구 내 마지막 작전이 돼야 한다"면서 "적군은 (이스라엘의) 기갑 보병부대를 마주치기에 앞서 공군의 폭탄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하마스 섬멸을 선언했다. 

 

또 TOI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신베이트가 최근 '닐리'라는 특수작전센터를 만들고 하마스 정예 중정예로 꼽히는 '누크바 요원' 암살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1순위 목표는 첫 공격과 인질 납치를 진두지휘한 알 카삼 여단 최고지도자 엘 데이프와 정치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로 추정된다. 닐리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히브리어 구절의 약자에서 따온 것이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도 이날 "가자지구에서 지상군이 밤새 제한적인 기습작전을 펴고 무장세력을 소탕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 작전 여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갈란트 장관과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연일 이스라엘군 의 지상군 투입을 재확인하고 있다. 이날도 로켓포와 미사일 등으로 가자지구 주요 시설을 포격하며 하마스의 반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나섰다. 인질이 희생될 것을 우려해 지상전을 만류하고 있는 세계여론을 의식해 '하마스 생화학 무기론'도 꺼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이스라엘 농장을 공격했던 하마스 대원 시신에서 알카에다가 만든 화학 무기 제조법이 담긴 문서가 발견됐다"며 "우리는 하마스 뿐만 아니라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와도 상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인도적 지원을 위한 휴전에도 반대했다. 이렇게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은 하마스 테러 공격을 막지 못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하지만 222명에 달하는 인질과 140만명이 넘는 가자지구 피란민이 희생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서방 6개국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지지한다"면서도 민간인 보호 등 인도주의 관련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을 설득하려던 미국도 확전 대비에 나섰다. 이날 린지 그레이엄 등 미국 상원의원 10명은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을 향해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을 부추기지 말라"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22일 NBC 방송에서 "우리는 제2, 제3의 전선으로 확전을 원하지 않으며 교전 상태에 들어가기를 바라지도 않는다"면서 "그러나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미 다 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인 여론도 이스라엘 지지 쪽으로 기울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국 전역의 성인 1409명에게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이스라엘을 향한 지지 연론이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18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이 조사에서 '미국 정부가 중동분쟁에서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42%가 이스라엘을 선택했다. 

 

한편 이날 이집트 라파 국경을 넘어 가자지구에 제3차 구호품이 전달됐다. 전쟁 17일째를 맞은 이날까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내 사망자는 총 6500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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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93015

 

보름을 넘긴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일촉즉발' 상황이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침공'도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직접 "죽이느냐, 죽느냐의 문제"라며 가자전쟁에 대한 사생결단의 의지를 드러냈고,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휘부들을 잇달아 제거하고 최정예 특공대가 인질 구출 작전을 준비하는 등 전면전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쏟아지고 있다. 

 

이란도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해 "가자지구 학살을 멈추지 않으면 중동은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며 날 선 경고를 던지는 등 중동 분쟁이 강대강의 대결로 치닫고 있다. 

 

22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에게 연설하면서 "헤즈볼라가 전쟁에 완전히 개입하기로 결정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했다. 그는 "가자전쟁은 이스라엘에 '죽이느냐, 죽느냐'의 문제"라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인다면 레바논에 상상할 수 없는 파괴를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북부 지역 자국민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전투기로 하마스 무장세력과 서안 지역을 공습하는 등 지상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 X 생중계를 통해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모든 가자지구 주민에게 이스라엘군 명의로 "당장 남부로 떠나지 않으면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겠다"는 전단지와 음성메시지가 전해졌다고 보도했지만 이스라엘군은 단순 대피 안내였다며 부인했다. 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전투 확대 계획'을 승인했으며 조만간 가자지구 지상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마스와 연계된 언론기관 사파(Safa)통신을 인용해 이스라엘 공격에 앞장섰던 하마스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현장지휘관 탈랄 알힌디가 이스라엘군 공습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21일 밤새 가자지구 전역의 목표물을 비롯해 시리아 수도와 국제공항, 서안 지역까지 광범위한 공습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동원해 서안을 공습한 것은 2000년 시작된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대이스라엘 저항운동) 이후 처음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하마스 관련자 450명을 포함해 '지명수배된 팔레스타인인' 600여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 언론들은 이 조치가 '가자지구 전면 침공 직전 단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스라엘 최정예 특공대가 지상전 여부의 최대 변수인 인진 구출 작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외신들은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진압에 앞장서온 '사예레트 마트칼'이 인질 구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마스에 억류됐다고 알려진 인질 212명이 '하마스 터널'이라 불리는 땅굴 곳곳에 흩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구출 작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개입에도 굴하지 않고 이스라엘 대 헤즈볼라·이란의 확전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지상전 연기를 논의하는 한편 21일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견제하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배치하고 병력 증파 준비에 나섰다. 이스라엘의 전면적 준비와 미국의 개입 확대에 이란도 확전을 경고하고 나섰다. 22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부장관은 "미국과 그 대리인에게 경고한다"며 "만약 이들이 가자지구에서 반인륜 범죄와 대량학살을 즉각 멈추지 않는다면 그 어느 순간에 어떤 일이라도 벌어질 수 있으며 중동은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분쟁으로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트로이온스당 2009.2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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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것은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 가는 상황에서 이른바 '중동 특수'를 살려 경기 회복의 모멘텀으로 삼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2일 사우디 리야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기업들의 적극적인 중동 진출은 1970년대 오일 쇼크 위기를 극복하는 디딤돌이 됐고, 한국은 연이은 세계 경제 침체 속에서 중동 특수를 통해 경제 도약의 돌파구를 찾았다"며 "지금 우리나라를 둘러싼 해외 경제 여건과 우리가 직면한 복합 위기 역시 새로운 중동 붐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1호 영업사원인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하마스 충돌 등 연이은 외부 충격 속에서도 계속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동 주요국과의 교역량은 최근 증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와 한국 간 교역량은 코로나 직전인 2019년보다 61.6% 증가해 같은 기간 한국의 세계 교역 증가율(35.3%)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증가율은 사우디 82.1%, UAE 56.2%, 카타르 27.6% 등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번 윤 대통령 순방에 맞춰 156억달러(약 21조원) 이상의 상호 투자 계약을 사우디 측과 체결했다. 이날 오후 개최된 한 사우디 투자포럼에서만 46건의 계약 업무협약이 맺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방한했을 때 체결한 290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투자 MOU와는 별개다. 

 

당시 체결된 계약 MOU의 후속 조치도 원활하게 진행되는 중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290억달러 중 60% 이상이 구체적인 사업으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한국 기업들이 중동에 전기차 등 첨단 제조업 전진기지를 마련하게 된 점이 주목된다. 현대자동차는 사우디 국부투자펀드(PIF)와 약 4억달러를 함께 투자해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사우디는 2030년까지 국가 발전 수요의 5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국가 재생에너지 프로그램(NREP)'을 수립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를 연간 50만대 생산하고, 수도 리야드의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발맞춰 국내 자동차 기업 중 처음으로 현대차의 반제품 조립공장이 사우디에 들어서는 것이다. 이 공장에선 2026년부터 연간 5만대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가 양산될 계획이다.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보급을 서두르고 있는 카타르와 UAE 등은 물론 북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우디 측과 함께 조선소 선박엔진 공장과 주 단조 공장을 각각 건설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양국은 전기차와 선박을 함께 만들고 제3국에도 함께 진출하는 첨단 제조업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DL이앤씨가 사우디 정부와 담수화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국전력이 열병합 사업 입찰에 참여하는 등 대형 플랜트 사업에도 국내 기업들이 뛰어든다. 

 

SPC그룹이 사우디 갈라다리브러더스그룹과 파리바게뜨의 중동 진출을 위한 합작사를 만들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머지않아 사우디 주요 도시에 한국 브랜드 빵집이 진출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가 UAE에 이어 사우디 아람코와 530만배럴 규모의 원유공동비축 계약을 체결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이는 현재 정부 비축량의 약 5.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세계 에너지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안전판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이 밖에도 청정에너지, 전기차, 디지털,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양국 간 협력이 추진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국 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해 "첨단 기술력과 성공적인 산업 발전 경험을 보유한 한국과 풍부한 자본,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우디가 손을 맞잡으면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사우디의 국가 전략인 '비전 2030'에 발맞춰 양국이 제조업, 청정에너지, 스마트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로 파트너십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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