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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101117390005684?rPrev=A2023101208190001437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인도적 교전 중단' 중재안을 갖고 중동을 찾은 뒤 이스라엘과 아랍 지도자를 만났지만 양쪽에서 퇴짜를 맞았다. 

 

두 번째 중동 방문에서도 '빈손 외교' 위기에 처한 블링컨 장관은 5일 튀르키예로 떠나기 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깜짝 방문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나 전후 가자지구 통치방안을 논의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란과 밀착행보를 보이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쟁범죄자로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중동정책은 딜레마에 빠졌고 성난 아랍권을 향한 이란의 입김은 커지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3~4일 이스라엘과 요르단 암만을 잇달아 방문해 '일시적 교전 중단'을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독립적인 '두 국가 해법'을 거듭 강조하면서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와 이란군의 참전을 촉발하는 확전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의 귀환을 포함하지 않는 일시적 휴전을 거부한다"면서 공세를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4일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외무장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사무총장 등과 진행한 회의에서도 블링컨 장관은 '빈손'으로 돌아섰다. 가자지구 민간인 인명 피해에 격앙된 아랍권은 이스라엘 공세를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국제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당장 휴전하라"며 압박했다. 

 

표면적으로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가운데, 블링컨 장관은 5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회동을 위해 튀르키예로 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고 "나타냐후 총리는 대화 상대가 아니다"며 등을 돌린 상태다. 그는 "이스라엘의 인권침해와 전쟁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로 가져가는 계획을 지지한다"며 "우리 외무부가 이 작업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리는 이슬람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가자지구 휴전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의 중동행에서 인도적 교전 중단 협상에 진전이 있느냐'는 질문에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그렇다'고 답해 실질적인 물밑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중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이란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달 말 튀르키예를 방문해 휴전안을 협의한다.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최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를 비밀리에 만났다는 이란 국영 IRNA 통신 보도도 나왔다. 

 

지난 3일 이스라엘군이 중환자를 이송하던 가자지구 구급차를 공습한 이후 외국인과 이중국적자, 중환자들의 라파 국경 밖 대피 작업도 중단됐다. 로이터통신은 이집트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유일한 대피 통로인 라파 검문소 문이 다시 닫혔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포위하고 육해공군을 모두 동원해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또 다른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아신와르를 제거하기 위해 주민의 협조를 당부하고 나섰다. 

 

미국 워싱턴DC와 유럽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는 가자지구 민간을 희생시킨 이스라엘을 규탄하면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하마스를 비난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에 안타까움을 전하며 "누구의 손도 깨끗하지 않다"면서 지속가능한 평화를 달성하지 못한 정책의 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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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946255

 

 

가자지구 봉쇄 25일만에 이집트 국경 개방

부상 심한 외국 국적자 우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한 지 25일 만에 '탈출길'이 열렸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던 외국 여권 소지자들과 부상자들이 1일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건너가기 시작했다. 구호품 차량이 드나들던 '생명길'이다.

 

이날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는 외국인 여권을 소지한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 명에게 국경을 개방했다. 라파 국경 검문서 현장에서 생중계된 영상에는 몰려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유모차를 끄는 부모들과 노인들도 여럿 보였다. 이집트의 한 관리는 AFP 통신에 "오늘 가자지구를 탈출한 대다수가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전했다. 이번 국경 개방은 1일 이스라엘 이집트 하마스 미국 카타르 간 협상이 막판 타결된 후 이뤄졌다. 2일에는 수백 명의 외국 여권 소지자들이 국경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출국자는 미국 일본 호주 불가리아 인도네시아 요르단 이탈리아 그리스 오스트리아 체코 인도네시아 등 외국 국적 보유자들이다. 한 소식통은 "가자지구에서 나온 외국 국적자는 각국 대사관이 국경에서 인계받아 곧바로 카이로 등지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첫날은 테스트 성격으로 일단 500여 명에게만 국경 통과를 허용했지만 추후에 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부 팔레스타인 부상자도 이날 이집트로 후송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치료 후 다시 가자지구로 보내질 전망이다.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은 "방금 구급차가 팔레스타인 주민 부상자를 이송하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라파에서 45km가량 떨어진 이집트 엘아리시의 한 병원 관계자는 팔레스타인 부상자를 위해 시나이반도 북부에 1300㎡ 규모 야전병원이 들어설 것이라고 전했다. 

 

비아랍계, 바이든에 등돌려 지지율 59% > 17.4%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던 미국의 태도도 바뀌었다. 미국 백악관이 10월 31일 정식 휴전에는 반대하지만 인도적 지원을 위해 일시적으로 전투를 멈출 때라고 밝혔다. 전 세계 아랍권이 분노하고 있는 데다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들마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 이스라엘과 중동을 찾아가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2차 담판에 나선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은 일반적 의미의 휴전을 할 때가 아니다"며 "하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이 인도적 지원을 받거나 대피할 수 있도록 전투를 잠시 중단하는 것을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 국가들과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줄곧 휴전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미국이 '일시 교전 중단'을 거론한 것은 전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중재자로서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직후 이스라엘을 비롯해 요르단, 카타르,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을 잇달아 찾아가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을 성사시킨 바있다. 다만 당시 아랍권 지도자들과의 면담을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요르단 방문은 가자지구 병원 폭격 사건으로 막판에 취소됐다. 

 

이스라엘은 10월 27일부터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지하터널을 파괴하고 백병전까지 치르는 등 하마스 소탕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지역 자발리아 난민촌의 한 주택가에 수천 kg가량의 폭발물까지 떨어뜨리는 등 대규모 공습을 벌였다. 하마스 측은 난민촌 사상자가 40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아랍권 분노에 신중해진 미국

 

아랍권의 분노와 불만은 이스라엘에 이어 미국을 향하고 있다.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가 아랍계 미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17.4%만 "만약 오늘 대선이 치러진다면 바이든 대통령을 뽑겠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 59%에 비해 42%포인트가량 급감한 것이다. 또 아랍계 미국인의 40%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미국에 자리잡은 아랍계 미국인은 약 37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미국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와 펜실베니아주에 대거 거주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만큼 내년 11월 대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안보예산의 처리를 호소했지만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스라엘 지원 예산 143억달러만 별도로 처리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만 지원하는 예산안이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상원 청문회장에서는 방청객 20여 명이 붉은색 페인트를 칠한 손을 들고 "당장 휴전하라"고 구호를 외치다가 쫓겨났고 미국 내 반유대주의 폭력 사건도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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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지상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의 외곽까지 진격했다. 30일 하마스와 교전하며 가자지구자이툰 구역에 모습을 드러낸 이스라엘군 탱크는 가자지구의 북쪽과 남쪽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를 봉쇄했다. 이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진입한 지 3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엑스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상군이 밤새 가자지구 북부에서 작전을 확대하며 "하마스 대원 수십 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또한 성명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군은 가자지구에 진입한 지상군의 유도에 따라 드론과 전투기를 동원해 무기 저장고 등 하마스 시설 600여 곳을 타격했다.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탱크는 가자시티로 진입하는 핵심 도로를 점거한 뒤 다가오는 차량들을 향해 발포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오전 "우리군이 계획에 따라 가자지구에서 서서히 전진하고 있다"며 "가자지구에서 확대된 지상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탱크부대의 진격이 "제한된 침입이었다"며 "(탱크가) 민간인을 태운 차량 두 대에 발포하고 물러섰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이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가자지구 사망자는 8300명을 넘어섰으며 그중 어린이만 최소 3457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으로 거론되는 레바논에서 이스라엘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확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피해 확산 우려에 국제법 준수를 강조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에 확전 자제 메시지를 보냈다. 

 

이스라엘군은 29일 가자지구 내 병력을 확대한 데 이어 하마스의 주요 터널을 공략하며 하마스 대원 다수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또 전날 가자지구 북쪽 베이트하눈 인근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이날에는 남쪽 일부 지역을 장악하며 하마스의 핵심 근거지인 가자시티로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를 서서히 포위하는 전략을 쓰면서 지상전이 길게는 수개월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땅굴 탐지, 파괴를 전담하는 '야할롬', 터널 내 지리 파악 로봇을 갖추고 지하 전투 훈련을 받은 '사무르' 등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겨냥한 특수부대를 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500km에 달하는 하마스의 땅굴은 군사용과 밀수 밀입국을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이스라엘군은 군사용 땅굴을 먼저 찾아 파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하마스와의 분쟁에서 이스라엘군은 땅굴 약 97km를 파괴했지만 하마스는 다시 지하 공간을 재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 측은 피란민이 몰려든 병원도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이 되면서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날 하가리 소장은 가자지구 내 억류된 인질이 10명 더 파악됨에 따라 총인원은 23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와 인질 생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스라엘의 신중한 작전을 당부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하마스를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재차 지지하면서도 모든 조치는 민간인 보호를 우선하는 국제 인도주의 법에 맞는 방식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주민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인도주의 지원 규모를 즉각적이고 충분하게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우디와 이집트를 만나 확전 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30일 미국을 방문하는 칼리드 빈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과 '중동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칼리드 빈살만 알 사우드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액시오스는 이스라엘의 지상전 전개 때문에 '분쟁'이 '지역 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양측 모두 우려를 표명하면서 만남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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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 재생에너지 방산... 44개 조항 포괄적 협력 표명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사막의 다보스'라 불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중동 국가들과 함께 성장하는 연대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일정의 마지막 날 중동국가들 앞에서 '세일즈 코리아' 행보로 경제 순방을 마루리한 셈이다. 

 

24일 윤석열 대통령은 킹 압둘아지즈 국제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FII에 참석해 "대한민국은 함께 성장하는 연대를 추구한다"며 "성장하고 발전한 경험을 많은 국가와 공유하고 공적원조와 기술 인적 교류를 대폭 늘려 중동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아랍의 속담에 '여행을 떠나기 전에 같이 갈 친구를 선택하라'라는 말이 있다"며 "대한민국은 미래를 위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면서 한국과 중동국가들의 신뢰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시작과 끝을 모두 아랍어로 말하며 중동 국가들에 친밀함을 보였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20여 분간 깜짝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낮 12시 10분께 대통령의 숙소인 영빈관을 전격 방문했다. 예정에 없던 환담은 23분간 이어졌고 윤 대통령은 왕세자가 직접 운전하는 차량 옆자리에 동승해 FII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친밀한 양국 관계를 마지막 일정까지 과시한 셈이다. 

 

이날 양국은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청사진을 담은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1980년 5월 최규하 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이다. 

 

양국은 그동안 8차례 정상급 교류를 이어왔지만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총 44개 조항으로 구성돼 협력 분야를 폭넓게 다룬 것이 특징이다. 먼저 양측은 지난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수립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심화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두 나라는 1962년 수교 이후 교역 규모가 400배 증가한 점을 평가하고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등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 확대를 모색하기로 했다. 양측은 한국과 걸프협력회의 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조속한 FTA 협상타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중인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 기가 프로젝트에 힘을 모으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공동성명에서 "양국관계의 발전 방향과 지역 및 국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각종 분야에서 대한민국과 사우디 왕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국과 사우디 양국은 국제 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국방 방산 대테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 하마스 간 충돌 상황과 관련해 민간인 공격 반대,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 필요성 등에 공감하는 조항을 공동성명에 포함시켰다. 

 

한편 윤 대통령은 23일 저녁 사우디 영빈관에서 칼리드 빈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과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했다. 칼리드 국방장관은 "한 사우디 방산 협력 성과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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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시진핑 정상회담 주요의제]

외교안보 경제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중동 전쟁 중재 노력 미국 반도체와 AI 대중 수출통제
대만해협 안정과 남중국해 분쟁 미국, 중국 첨단산업에 투자 금지
북러 무기 거래와 중거 밀착 행보 중국 희토류 등 희귀금속 무기화 움직임
미중 국방 소통채널 복원 중국 반간첩법 강화와 외국 기업 단속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겸 외교부장이 이번주 사흘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미국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6~28일 워싱턴DC에서 왕 부장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국무부는 "두 사람은 양국관계를 책임있게 관리하고 열린 소통채널을 유지하기 위해 양자 및 역내 이슈, 글로벌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무부는 미중 정상회담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외교가에서는 이번 미중 외교 수장 간 만남을 오는 11월 APEC정상회의 무대에서 마련될 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 등 사전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소식통을 인용해 왕 부장의 방미가 다음달 양국 정상 간 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11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을 만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시 주석과의 두 번째 대면 회담이 된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대면 정상회담을 했지만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이번 미중 외교 수장 간 회동에서는 양국 정상이 논의할 주요 의제와 관련해 심도 잇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왕 부장은 지난 9월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고 만나 12시간 동안 양국 관계 현안 및 글로벌 이슈 등을 논의했다. 

 

중요하게 다룰 의제는 이스라엘 하마스전쟁,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중재안이다. 이스라엘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이른바 '두 국가 방안'을 통한 분쟁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대만 문제에 관해서도 진지한 대화가 오갈 가능성도 높다. 

 

미중 간 군사 핫라인 복원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29~31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샹산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로 불리는 이 포럼은 2006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안보 대화체로 시작됐다가 코로나19 때문에 2019년 이후 대면 회의가 중단됐다. 

 

중국은 24일 러시아 무기 매입설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던 리상푸 국방부장도 전격 해임했다. 이날 중국중앙TV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20~24일 6차 회의를 열어 리 부장을 면직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국방 분야 대화는 중국이 리상푸 국방부장에 대한 미국 제재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며 중단된 상태였던 만큼, 이번 조치로 양국 간 군사 대회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통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경제 현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을 향해 대중 수출통제를 철회하고 공급망 배제 움직임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도 중국 측에 희귀금속 수출통제, 외국 기업에 대한 불공평한 조치 등에 관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중국 재정부는 이날 미중 경제 분야 워킹그룹 첫 회의가 영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미국 재무부와 중국 재정부의 차관급 인사가 참여해 양국과 글로벌 거시경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구체적인 결과물을 기대하기보다 대화의 물꼬를 트고 지속적인 만남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외교협회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어떤 합의를 할 수 있다는 징후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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