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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익 노리고 대거 매수나서

달러당 엔화값 139엔대 최저치

미 금리인상 종료땐 반등 예상

 

33년만에 최고치 찍은 일 증시

엔저 영향도 큰만큼 투자 유의

 

일본 증시가 3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일학 개미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엔화 강세를 노리고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를 일본 시장에서 사들이거나 국내 시장에서 엔화에 투자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ETF에 투자하는 사람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4월 24일~5월 24일) 일본 증시에서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헤지ETF'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순매수 금액은 679만달러다. 해당 ETF는 미국 장기채에 엔화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한국에서 달러로 해외주식을 거래해 직접 매입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일본 시장에서 사들였다. 

 

일본에서는 엔화로 사들일 수 있어 향후 엔화 강세에 따른 평가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명에 들어 있는 엔화 헤지란 표현은 해당 상품 수익률이 달러당 엔화값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미국채 ETF 외에 일본 반도체 장비, 소재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엑스 일본 반도체 ETF'도 459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아식스(197만달러), 일본전산(니덱 172만달러) 셀시스(152만달러) 미쓰비시(136만달러) 등도 대거 사들였다. 개인들은 국내에 상장된 일본 관련 ETF도 매입하고 있다. 증시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엔화 반등에만 베팅하는 'TIGER 일본엔선물 ETF'도 69억원치 순매수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TIGER 일본닛케이 225 ETF'에는 23억원이 유입됐다. 

 

엔화가치가 24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39엔대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저점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모습이다. 엔화는 올해 초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경 기대감에 127엔대까지 올랐지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신임총리가 당분간 금융완화 정책 기조를 고수한다고 밝히면서 다시 약세로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미국 금리 인상종료와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로 엔화가치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에다 총재가 금융정책을 정상화하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완화적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약세를 유지하던 엔화가 하반기 미일 금리차 축소에 따라 가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편득현 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현재 미일 금리차는 더 벌어지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미국 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투자자라면 엔화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일본은행이 사실상 일본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 목표 범위 상단을 0.25%에서 0.5%로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연초 엔화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또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치를 웃돌면서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올 들어 닛케이225지수가 19% 오르면서 일본 증시가 33년 만에 가장 높은 성적을 시록한 것도 엔화 약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즉 주가 상승만을 시대하고 일본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덤 콜RBC캐피털마켓 수석 외환 전략가는 "일본 주식의 초과 수익은 엔화가 더욱 약해졌기 때문이며 일본 내 정책이나 경제적인 성과와는 관련성이 낫다"고 주장했다. 

 

콜 전략가는 그 근거로 닛케이225지수 상승률을 절대치가 아닌 'MSCI 세계 지수'와 비교한 결과를 제시했다. 이 지수는 23개 선진국 증시에서 중대형 주식들의 성과를 나탄는 지표다. "최근 30년간 일본 증시는 가장 많이 성장했다기 보다 중간 정도 성적을 냈다"고 콜 전략가는 설명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일본 기업 지배구조 개혁, 주주환원 정책 강화, 낮은 밸류에이션과 변동성 등을 최근 상승의 이유로 들지만 그보다 환율 효과가 더 설명력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일본 주식의 성과가 엔화 대비 달러가치와 밀접하게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콜 연구원은 "이 같은 가정이 맞는다면 (엔화는 당분간 약세를 유지할 것이므로) 일본 주식이 계속 좋은 성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좋다고 해서 환율이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이 글을 경제공부를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상업적 이용이나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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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규모, 호주 제치고 올 세계8위 진입전망

높은 대외의존도 숙제... 중국은 보복 재개 움직임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이 경제력 측면에서 주요 8개국(G8)으로 불릴 만한 국제적 위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중국 위주 교역 구조를 다각화하고 핵심 기술 초격차에 속도를 내는 국가전략이 시급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G7 정상회의를 통해 가시화 된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한국의 전략과 선택에 따라 경제, 외교에서 영향력이 큰 중추국가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국제통화기금의 경제전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은 1조 7222억달러를 기록하며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위(1.64%)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호주(1조 7078억달러)를 제치고 현재 9위에서 한 단계 더 올라서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과 호주는 세계 경제 8위를 놓고 경합해왔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의 경제비중은 G8 수준으로 올라선 뒤 이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서 막을 내린 G7 정상회의에 한국이 초청됐고, 한미일 회의를 별도 진행한 것도 이 같은 경제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총투자액, 교역량 부문에서 이미 G7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2250달러로 G7 국가인 이탈리아(3만4113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5년간 국내 평균 투자액(총고정자본형성)은 7369억달러로 캐나다, 이탈리아보다 많다.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총교역량 역시 최근 5년간 평균 1조1681얼달러에 달해 9000억~1조달러에 그친 캐나다, 이탈리아보다 많다. 

 

아울러 미국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측정한 올해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6위로 상위권에 포함됐다. 

 

다만 대외 의존도가 높고 수출 비중이 큰 경제적 구조 때문에 신국제질서가 구축되는 소용돌이 속에서 전략적 선택과 판단이 매우 중요해졌다. 당장 중국은 미국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을 제재한 데 이어 한국에 대해서도 보복조치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G7 회의 이후부터 중국에서 제대로 접속되지 않고 있는 것도 한국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중국 내 한국 관련 여론을 통제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또 베이징 광전총국은 이날 그룹 '씨엔블루' 멤버 정용화 씨의 중국 예능 방송 출연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완화될 조짐을 보이던 '한한령'이 다시 강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향후 G7 체제가 확대될 때 안정적으로 편입하려면 성장에 더 속도를 내야할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열악한 노동생산성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G7 노동생산성 평균은 시간당 74.2달러인 반면 한국은 46.5달러로 크게 처지는 상황이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 순위는 141개국 중 97위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조사팀장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와 뒤처진 서비스업 경쟁력 등 내부 생산성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는 G7이상의 선진국으로는 진입하기 요원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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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시장전망이 지배하던 올 1분기 세계적인 투자 대가들의 선택은 안정이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식을 더 늘렸다. 그 대신 뉴욕멜런은행, US뱅코프 등 은행주와 미중갈등 격화의 충격이 예상되는 대만 TSMC를 모두 매도했다. 장기 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버핏이지만 TSMC를 모두 처분하는 데는 1년이 걸리지 않았다. 버핏이 생각하는 미중갈등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헤지펀드계 전설'인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 펀드는 미국 전기차 테슬라, 리비안을 대거 매도했다. 그 대신 월마트, 넷플릭스 등에 대한 지분을 늘렸다. 

 

지난 15일 미국의 헤지펀드, 운용사, 투자전문회사 등이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분기보고서 '13F'(1억 달러 이상 운용기관 보유 지분 공시)에 따르면 버핏은 보유 비중 1,2위인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추가 매수했다.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총 3251억 달러(약 434조원)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애플은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46%를 차지한다. 보유 주식 수가 작년 4분기 8억 9000만주에서 올해 1분기 9억 1000만주로 2% 늘어났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7% 올랐는데 버핏도 수혜를 톡톡히 봤다. 작년 4분기 버핏이 보유한 애플 주식 평가금액이 1163억달러에서 1509억달러로 30% 껑충 올랐다. 애플 시가총액은 2조 7000억달러에 달하므로 버핏의 보유지분은 약 5% 수준이다.

 

애플에 대한 투자는 늘렸지만 버핏은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는 모두 덜어냈다. 버핏은 작년 3분기 TSMC 주식 41억달러(약 5조 4000억원) 보유를 신고했다. 작년 4분기엔 상당량을 처분했고 남아 있던 820만 주도 이번에 모두 팔았다. 

 

이달 초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TSMC는 멋진 기업"이라며 "반도체 산업에서 TSMC와 같은 부류에 속하는 기업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대만의 지정학적 위치가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나아가 "대만보다는 일본에 투자하는 거세 더 만족한다"고 말했다. 

 

작년 버핏에게 큰 수익을 안겨준 석유회사 셰브론(CVX)과 옥시덴털은 다르게 투자됐다. 버핏 포트폴리오에서 저체 6.6%를 차지하는 셰브론은 일부매도했고, 4.1%를 차지하는 옥시덴털은 추가 매수했다. 버핏은 셰브론을 1억 6000만주에서 1억 3000만주로 19% 줄였고, 옥시덴털은 1억 9000만주에서 2억 1000만주로 9% 늘렸다. 버크셔는 현재 옥시덴털 최대 주주인데 주주총회에서 옥시덴털 인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번에 발표된 큰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은행주들이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3월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이후에 공개된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이다.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체 9%를 차지한다. 주식수를 10억 1000만주에서 10억 3000만주로 2% 더 늘렸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가 올해 들어 17% 하락한 만큼 버핏도 손해를 봤다. 

 

이 주식 평가금액액은 334억달러에서 295달러로 12% 감소했다. 버핏은 캐피털원파이낸셜에 9억달러를 신규 투자했다. 캐피털원파이낸셜은 신용카드나 자동차 대출 등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대형 은행으로 비자와 마스터카드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신용카드 발행 업체다. 버핏은 뉴욕멜런은행과 US뱅코프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같은 날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는 은행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했던 버리는 은행 위기가 회복될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그가 운용하는 헤지펀드 사이언매니지먼트의 1분기 말 포트폴리에는 뉴요커뮤니티뱅코프 85만주와 캐피털원파이낸셜 7만주가 새로 추가됐다. 최근 주가가 대폭 떨어진 지역은행주도 사들였는데 팩웨스트뱅코프 주식 25만주, 퍼스트리퍼블릭은행 15만주를 신규 매수했다. 

 

한편 억만장자 투자자 소로스는 테슬라를 비롯해 전기차 회사 지분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로스 펀드는 작년 2분기부터 테슬라 주식을 모아왔는데 1분기에 13만주를 전부 매각했다. 테슬라 주가가 올해 들어 53% 오른 만큼 소로스는 상당한 이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 소로스는 미국 전기 자동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보유 지분을 크게 줄였다. 작년 말 1400만 주에서 올해 3월 말 350만주로 75%가량 줄였다. 같은 기간 소로스 펀드는 월마트, 넷플릭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 등을 새로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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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빅테크 반도체 독자개발 왜?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 이달 12일까지 98%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시총은 반년이 채 안 돼 무려 3500억달러가 불어나 미국 내 시총 순위도 연초 13위에서 6위로 껑충 뛰었다. 단기 주가 급등으로 '거품론'이 일기도 했지만 기술력으로 잠재우는 모양새다. 시장에선 당분간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서 독보적인 초격차 구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톱500'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92%로 AMD(5%), 인텔(1%) 등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경우 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의 최우선 고객으로 대우받고 있어 공정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AI 반도체 고객사들은 엔비디아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해 호환 가능한지를 요구하는데 이는 지난 수년간 엔비디아계 선점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구글, 아마존 등 그동안 반도체 산업을 하지 않던 다수 테크 기업들이 이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추세다. 이들 기업은 AI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자사의 응용 분야에 특화한 AI반도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달 4세대 인공지능 반도체인 'TPU(Tensor Processing Unit) v4'를 공개했다. 테슬라는 2021년 독자 설계한 AI 반도체 D1을 공개하고 완전자율주행 보조기능 등에 적용해 이용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지난해 12월 추론형 AI 반도체인 '인퍼런시아 Ⅱ'를 공개하고 현재 데이터센터(IDC)와 음성 영상 인식 서비스를 위해 칩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기업은 물론 네이버, KT 등 정보기술(IT) 기업들도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협력 관계를 맺었고, KT는 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리벨리온과 손잡았다. 리벨리온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아톰'은 KT의 IDC와 초거대 AI 서비스 '믿음'에 탑재될 예정이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자사 1세대 AI반도체 '워보이' 개발을 마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 라인에서 본격적인 칩 생산에 돌입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엔비디아 등 초격차를 쌓고 있는 해외 빅테크와 비교했을 때 격차가 상당한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AI 시장의 경우 파생되는 인프라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국가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한 번 시장을 놓치면 향후 해외 생태계에 종속될 우려가 현장에서 감지된다. AI의 성능을 좌우하는 대규모 언어모델에 이어 AI가 접목될 각종 산업의 근간이 되는 최첨단 반도체까지 해외 빅테크 기업에 내줄 경우 국내 AI 생태계가 외산 기업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챗봇 개발 열풍이 불면서 AI 핵심 반도체인 엔비디아의 GPU 'A100' 품귀 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IT 회사 바이두는 AI 챗봇 '어니봇' 공개를 앞두고 GPU가 부족한 상황에 처하면서 바이두 내 모든 조직에 A100을 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AI 반도체 자립기술이 없으면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합종연횡 모델과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 시장의 경우 플랫폼 자체도 중요하지만 파생되는 인프라 사업도 그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한 번 시장을 놓치면 생태계 경쟁엣 뒤처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경고다. 

 

한편 '챗GPT' 열풍으로 AI를 사용하려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열풍 이면에 막대한 운영비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챗GPT의 경우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1만개가 넘는 엔비디아 GPU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현재 구글의 검색 구동 비용은 약 0.28센트(약 3.6원)지만, 챗GPT로 검색하면 이보다 7배 많은 2센트(약 26원)가 든다. 현재 전 세계 챗GPT 이용자가 1억 명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챗GPT로 한 번씩만 검색해도 구동 비용이 적어도 200만달러(약 26억 원)가 드는 셈이다. 챗GPT 외에도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등 AI 기반 고도화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운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빅테크들이 이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들 기업은 AI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자사의 응용 분야에 특화한 AI반도체 독자 개발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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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옷을 사러 갔을 때 미국산 옷이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보다 질도 좋고 가격도 싸다면 그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한 두 번은 우리나라 기업을 사랑하는 '애국심'이 발동해 미국산 옷을 외면할 수는 있지만 매변 시장에 갈 때마다 같은 환경이라면 미국산 옷에 눈이 갈 수 밖에 없다. 한국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옷의 질을 미국보다 향상시켜 비싼 값을 받거나 질이 떨어진다면 가격을 내리는 것이 맞는 방향이다. 금융시장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시장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상품은 채권이다. 한국이 발행한 채권이 미국에서 발행한 채권보다 값도 비싸고 질도 떨어진다면 한국 채권에 투자할 사람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채권의 질로 평가되는 대표적인 지표는 국가의 신용도다. 신용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린 국가나 기업이 돈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평가한 미국의 국가신용도는 평가 지표 중 가장 높은 수준인 'Aaa' 등급이다.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미국보다 두 단계 낮은 'Aa2'다. 국가신용도로만 본다면 미국이 찍어낸 국채의 질이 한국의 국채보다 질이 좋은 셈이다. 채권의 값은 금리로 표시된다. 

 

금리가 높을수록 채권 값은 싸진다. 채권 값의 기준은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다. 기준금리는 만기 7일 이내 초단기 채권의 금리로 활용된다. 이를 기준으로 만기 1년, 2년 등 중장기 채권의 금리가 결정된다. 

 

5월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25%, 한국은 3.5%다. 14일 현재 1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4.791%, 같은 만기 한국 국채 금리는 연 3.360%다. 

 

1억원짜리 미국 채권을 사서 1년을 보유하면 479만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는 반면 한국 국채를 사면 336만원을 이자로 받는다는 계산이다. 신용도가 높고 기준금리도 1.75%포인트나 차이가 난다면 미국 국채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옷을 파는 실물과 기본은 비슷하지만 금융시장은 그래도 조금 복잡하다. 채권에 투자할 때는 가격, 신용도와 함께 경제 상황, 향후 경기 전망, 정책 방향 등도 고려 대상이 된다. 이런 변수들에 따라 채권 값이 큰 폭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과거 3번의 한미금리 역전기

 

이런 점 때문인지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이 한국보다 금리가 높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곧바로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을 던지고 미국 채권으로 몰려가지는 않았다. 1990년대 이후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가 역전된 적은 이번을 포함해 총 4번 있었다. 1999년 6월부터 2001년 2월까지 21개월 간, 2005년 8월부터 2007년 8월까지 25개월 간,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24개월 등이다. 그리고 2022년 7월부터 현재까지 총 11개월 간 한미 기준 금리가 역전된 채 진행되고 있다. 이 기간을 제외하고는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항상 높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처음 금리가 역전된 기간인 1999년 6월~2001년 2월 외국인들은 순매수 기준으로 우리나라 주식을 41억달러어치 팔았다. 

 

반면 우리나라 채권을 209억달러어치 사들였다. 둘을 합하면 우리나라 증권시장에 168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한미 간 금리 역전으로 돈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예상과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두번째 금리 역전 기간(2005년 8월~2007년 8월)에 외국인들은 주식을 568억달러 순매수했고 채권은 263억달러 순매도했다. 세 번째  기간(2018년 3월~2020년 2월)에는 주식을 487억달러 순매수, 채권은 84억달러 순매도했다. 3번의 기간 모두 주식과 증권을 합한 증권시장에서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자본 유출이 본격화하지 않으면서 달러당 원화값도 비교적 안정됐다. 첫 번째 금리 역전기간 동안 월평균 달러당 원화 환율은 1160원, 두 번째 기간에는 편군 963원, 세 번째는 평균 1142원 등이다. 

 

그럼 이번에도 한미 금리 역전으로 금융 외환시장이 동요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몇가지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먼저 역전 규모와 기간이 과거보다 크고 길다. 

 

 

이번엔 경제 금융지표 지뢰밭

 

5월 현재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로 사상 최대치다. 과거 한미 금리 차가 가장 컸던 때는 2000년 5월부터 2000년 9월까지 4개월 간 1.5%포인트만큼 벌어졌던 시기였다. 미국을 제외한 주변 국가와의 금리 차도 과거보다 벌어졌다. 과거 세 차례 한미금리가 역전됐을 때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유럽, 캐나다 등 다른 선진국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유럽(연 3.65%), 캐나다(연 4.5%)는 물론 영국(연 4.25%), 호주(연 3.85%)보다도 낮다. 스위스(연 1.5%), 일본(연 -0.1%) 정도만 한국보다 낮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는 기간도 과거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한미 금리 역전은 우리나라 통화정책보다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의해 발생했고 미국의 금리 인하를 통해 해소됐다.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우리나라가 현 수준 금리를 유지한다면 미국이 1.75%포인트 이상 금리를 낮춰야 한미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될 수 있다. 미국 경기와 고용 사황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미국 금리 인하의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한미금리 역전 기간은 과거 20~24개월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주변을 둘러싼 여건도 과거보다 좋지 않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무역수지다. 과거 세 차례 한미 금리 역전 기간에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월평균 13억~70억달러 정도 흑자를 기록했다. 실물 부문에서 달러 유입이 계속됐던 셈이다.

 

반면 이번 금리 역전기간(2022년 7월~2023년 4월)에는 월평균 5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실물 부문에서 달러 유출이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한미 간 금리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역전되면 작은 충격에도 외환, 금융 시장이 크게 휘둘릴 수 있다. 거시 경제지표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첫 번째 금리 역전기 우리나라 분기별 평균 성장률은 10.5%,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월평균 2.7%를 기록했다. 1998년 IMF 외환위기로 성장률이 급락했던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성장률이 급등하던 국면이었다. 

 

두 번째 금리 역전기는 분기 성장률이 평균 5.3%, 물가상승률은 2.3%였고 세 번째 역전기에는 평균 성장률은 2.4%,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9%였다. 

 

하지만 이번 기간에는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평균 1.7%,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1%를 기록중이다. 역대 한미 금리 역전 기간 중 성장률은 가장 낮고 물가상승률은 가장 높다. 무역수지는 연일 적자를 기록 중이고 성장률은 하락, 물가는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거시경제 환경이 가장 좋지 않은 국면에 한미 금리 차까지 최대로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달러당 원화값도 1300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경기 흐름도 과거에 비해 유리하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기준으로 평가한 경기 진행 국면을 살펴보면 첫 번째 금리 역전기에는 경기가 상승-하강-상승을 반복하는 역동적인 국면이었다. 두 번째 금리 역전기의 경기는 완연한 상승 국면이었다. 

 

하지만 세 번째와 현재 경기는 하강 국면이다. 경기가 상승할 때는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이를 기대한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주식투자 자금의 적극적인 유입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미국이 한국보다 훨씬 금리가 높은데 채권투자 자금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에는 '한미 금리 역전 → 환율 상승 → 무역수지 흑자 경기회복  외환시장 안정'의 일종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됐던 반면 지금은 '한미 금리 역전  환율 상승  무역수지 적자 경기침체  환율 추가 상승  자본 이탈 심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대외 불확실성까지 대비해야

 

미국에서 연일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은행이 갑자기 문을 닫는 '은행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3월 중순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했고 5월에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JP모건에 강제 매각됐다. 

 

은행 예금은 계속 줄어들고 대출은 위축되면서 신용경색 가능성도 제기된다. 처음 사태가 터졌을 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나서서 유동성을 공급해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연준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감수하면서 계속 돈을 풀기는 어렵다. 이 과정에서 미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달러들도 미국 사태 변화에 따라 큰 폭으로 출렁거리면 세계 각국의 외환 금융시장은 요동친다. 이 과정에서 환율이 불안하거나 경제 여건이 안 좋은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는다. 우리나라가 희생양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나라 금융정책의 공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물가는 높고 경기는 위축되고 있어 금리를 올려 해외로 이탈하는 자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돈을 풀어 환심을 사려는 포퓰리즘적 정치 논리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면 우리나라 대내 문제와 대외 문제가 서로 뒤섰여 경제 원칙이 무너지고 시장혼란은 심해진다. 한미 금리 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무역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보이는 등 대외균형이 불안한 상태에서는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도 대외균형 확보에 둬야 한다. 

 

개방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대외경제가 안정돼야 국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의 공간이 생긴다. 현실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못할 상황이라면 한 마리 토끼라도 확실히 잡는 것이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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