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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비만 인구와 급격한 고령화, 일상의 스트레스로 인해 당뇨병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5명 중 2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돼 전문가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를 권했다. 최근 더욱 다양해진 치료요법과 치료제, 혈당관리법에도 이목이 쏠린다. 

 

12일 대한당뇨병학회는 '팩트시트 2022 확장판'에서 2020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자는 6명 중 1명(16.7%)꼴인 570만 1000명이라고 밝혔다. 학회는 2021년을 기점으로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가 600만명을 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10대와 20대까지 합치면 당뇨 유명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험군인 당뇨병 전단계 인구도 1500만 명이 넘었다. 2020년 기준으로 30세 이상 당뇨병 전단계 인구는 1487만 2000명으로 추산됐다. 당뇨병 유병자와 합치면 2000만명에 이르는 수치다. 당뇨병은 환경, 유전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박종숙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 내과 교수는 "서구화된 식사문화 등 과거와 달라진 생활습관 때문에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비만이 당뇨병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평균 수명의 증가에 따른 고령화도 원인으로 젊은 시절에는 괜찮다가 나이 들어 당뇨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당뇨환자 증가와 함께 관련 치료제 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한 가지 효과만 내는 단일요법이 아니라 여러 효과를 내는 치료제를 함께 쓰는 병용 요법이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혈중 당 수치가 높아 이를 분해하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을 먹는 환자는 자칫 인슐린 과다 분비로 저혈당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인슐린을 적절히 흡수해주는 약물을 함께 투여해 부작용을 줄이는 방식이 병용요법이다. 

 

진행성 질환인 당뇨병에는 초기부터 단일요법보다 병용요법이 효과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때마침 보건당국이 보험급여를 적용하는 병용요법 대상을 확대해 환자들 부담이 크게 줄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부터 개정된 당뇨병 치료제 병용 급여 기준을 발표했다. 새 급여 기준에 따라 3제요법 2개, 2제요법 3개, 인슐린 요법 2개 등 총 7개 요법이 급여 적용 대상에 추가됐다. 당뇨병 치료제는 비구아니드계 약물,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등으로 구분된다. 약물에 따라 간에서 포도당 합성 억제, 소장에서 포도당 흡수 지연, 인슐린 반응성 증가, 인슐린 분비 촉진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작용한다. 

 

박 교수는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활용하면 혈당 조절 실패 가능성을 낮추고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며 "단일요법으로 최대 복용을 해도 조절할 수 없는 부분을 병용요법으로 통제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는 "당뇨는 방치하면 시력과 말초현관 등에 악영향을 주는 식으로 치명적 부작용을 가져온다"며 "최근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병용요법이 늘어난 데다 치료 효과를 높인 치료제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만큼 초기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환자 증가에 맞춰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당뇨병 치료제의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 5년간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해 약 1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병용요법 확대와 함께 인기제품들의 특허 만료로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 당화혈색소 수치가 6.5%이상 등 기준에서 하나 이상에 해당하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당뇨병 전단계는 공복혈당 100~125mg/dl 또는 당화혈색소 5.7~6.4%인 경우다. 

 

당뇨병은 1형과 2형으로 구분된다. 1형 당뇨병이 인슐린을 생성하기 어려워 혈당 조절이 힘든 질환이라면 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소변 양이 많아지고 물을 자주 마시게 되며 허기를 잘 느끼게 된다. 이 밖에 체중 감소가 발생하기도 한다. 당뇨병은 심근경색, 뇌졸중, 신부전, 망막증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약물 치료 외에도 지속적인 식단 조절, 운동 등으로 관리해야 한다. 

 

 

 

※ 이 글은 경제공부를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무단복제나 상업적 이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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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 여파로 국내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경기 저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표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대 주반 저성장이 예고된 가운데 최소한 "더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경기 전망에 힘이 쏠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을 향한 수출과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이 줄고, 얼어붙었던 국내 소비심리가 다시 올라오는 등 각종 지표 개선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수요 등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른 시일 내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상존하는 만큼 실제로 하반기 경기가 크게 나아질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6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금액과 물량 감소세가 일부 둔화되는 가운데 대중국 수출 감소 폭이 점차 축소되는 등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수출로 경제를 유지하는 국가인 만큼 수출이 경기 상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본 것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과 대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둘 모두 이전보다 비중이 작아지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4월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4%로 10%를 넘었다. 올해 1분기 대중국 수출 비중 역시 19.5%로 전체에서 5분의 1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은 매월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이어갔지만 감소 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년 대비 반도체 수출액 감소 폭은 지난 1월 44.5%였지만 4개월 만에 8.3%포인트 축소됐다. 대중국 수출 감소 폭도 같은 기간 10.6%포인트 줄었다. 

 

코로나 19 일상 회복 또한 하반기 경기 반등을 예상하도록 한 요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 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상승했다. 감염병이 퍼지던 기간에 부진했던 대면 업종이 살아나면서 서비스업 업황도 확연히 개선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 보험, 운수, 창고 등에서 생산이 늘면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다. 지난 4월 서비스업 취업자 수 역시 1년 전보다 47만 4000명 증가했다. 

 

KDI는 금융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화 긴축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시장금리는 올랐지만 단기자금시장은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도 이와 비슷한 판단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관훈토론회에서 "전반적으로 하반기로 가면서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며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반도체 경기도 3,4분기로 가면서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도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반도체 경기 등이 회복되면 한국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거나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부진하면 하반기에도 경기가 크게 나아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산업계와 학계에선 제조업 수출 전반이 개선되야 경기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DI 역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제조업 가동률이 낮은 가운데 공장에서 방출되지 못한 재고가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4월 기준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2%로 한 달 만에 0.8%포인트 하락했다. 재고율은 130.4%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수출은 아직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철당 등 수출은 계속 약세"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경제조사팀장도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다시 기대했던 것만큼 나타나고 반도체 수요가 상당히 올라와준다면 하반기 경기가 나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상반기 경기 부진을 반영해 당초 1.6%로 잡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음달 중 수정 발표할 계획이다. OECD 국제통화기금 KDI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1.5%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이보다 낮은 1.4%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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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번주 캐나다와 호주 중앙은행의 깜짝 금리 인상을 봤습니다. '탄광 속 카나리아'이지 않을까요?(얼 데이비스 BMO 글로벌 자산관리 책임자)

 

캐나다와 호주 중앙은행이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세계 국채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올해 초 호기롭게 선제적인 금리 동결에 나섰던 두 중앙은행이 물가가 재차 상승하자 긴축으로 선회한 것이 위기를 미리 알려주는 '탄광 속 카나리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11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더라도 7월에 다시 인상할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선 캐나다은행(BOC)을 연준의 선행지표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미국 기준금리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는 캐나다의 깜짝 금리 인상 이후 이달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가 5~5.25%로 동결될 가능성을 기존 78.2%에서 67.8%로 내려잡았다. 동시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은 21.8%에서 32.2%로 증가했다. 또 다음달 26일 열리는 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5.5%가 될 가능성이 51.6%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달 초 연준이 10차례 연속으로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정면 배치된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종착점에 대해 "우리는 더 가깝거나 어쩌면 거기에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달 20일 파월 의장은 금융 콘퍼런스에서 "우리의 정책금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해 6월 금리 동결론에 힘을 실었다. 

 

얼 데이비스 BMO 글로벌자산관리 책임자는 "시장은 (캐나다, 호주에 이어) 연준에도 놀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베로니카 클라크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캐나다 은행은 금리를 동결한 후 데이터를 기다렸고 시장과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중앙은행이 방관함으로써 캐나다 주택시장이 반등하는 것을 돕고 말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잠시 멈추는 것에 대한 경고성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긴축 공포는 다시 세계 국채시장을 강타했다.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6일 4.5563%에서 7일 4.5795%를 거쳐 8일에는 4.586%까지 상승했다. 미국 3개월물 국채 금리도 5.2%를 넘기면서 올 들어 최고치로 치솟았다.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한 호주는 3년물 국채 금리가 12년 만에 최고 수준인 3.87%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금리 인상 우려에 채권시장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짐 리드 도이체 방크 전략가는 "캐나다는 지난 1월 금리 인상 철회를 공식화했던 첫 국가로, 연준이 금리 인상 중단 직전이라는 전망과 역행하는 결과를 냈다"며 "가장 큰 문제는 내주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지 동결할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연준 금리 결저의 분수령은 다음주 FOMC가 열리기 하루 전인13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될 전망이다. 미국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얼 9.1%까지 치솟은 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작업에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올해 들어 6%대로 떨어진 뒤 5월 발표된 4월분 CPI 상승률이 4.9%로 나타나면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연준이 추구하는 2%대 인플레이션보다는 여전히 2배 수준이다. 블룸버그 등 금융권에서는 5월분 CPI 상승률을 4.2%로 추정한다. 물가지수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온다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공산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 편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8일 기자설명회에서 "호주와 캐나다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다가 4월 들어 반등했다"며 "근원물가의 하방 경직성에 대한 우려도 있어 통화정책을 좀더 제약적인 수준으로 가져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국내 물가 상황에 대해 "4월과 5우러 물가상승률이 예상대로 둔화하고 있어 (호주 캐나다와) 같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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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의 총판매 목표를 15만대로 크게 낮춰 잡은 까닭은 새 제품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MR 헤드셋에 대해 "맥(Mac)이 개인 컴퓨팅 시대를 열었고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열었다면 비전프로는 공간 컴퓨팅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정보기술(IT) 컴퓨터 산업을 바꿀 비장의 무기라는 메시지다.

 

하지만 애플 내부에서는 새로운 헤드셋 염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앞서 "애플 경영진이 MR 헤드셋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개발 과정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5년 헤드셋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쿡 CEO는 온종일 쓰고 다녀도 피로감이 전혀 없는 안경 스타일의 증강현실(AR) 글라스를 희망했다. 쿡CEO가 전일 무대에 올라 "AR플랫폼을 소개하겠다"고 한 것 역시 이러한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 가격 문제, 촉박한 출시 일정으로 결국 안경 스타일 대신 고글 같은 가상현실(VR) 헤드셋 스타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쿨 CEO는 물론이고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 역시 개발에 깊이 관여하지 않았다. 애초에 애플은 2020년 출시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연간 판매 목표를 300만 대로 잡았다. 이후 신제품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애플이 MR 헤드셋의 출시 첫해 판매량을 9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매일경제 확인 결과, 당초 100만대에 가까운 물량을 논의했으나 30만대로 줄였고, 발표 막판에는 15만대까지 하향 조정한 것이다. 특히 15만대는 연간 판매량이 아닌 향후 예상되는 총판매량으로 확인됐다. 

 

애플이 MR 헤드셋을 대당 3499달러에 15만대 판매하면 총수익은 5억 2485만달러(약 6859억원) 수준이다. 애플의 지난해 매출액은 3943억달러(약 512조 6688억원)로 15만대를 모두 판매하더라도 그 비중이 0.13%에 불과한 셈이다. 에어팟과 애플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 사업 부문의 매출(412억 달러)과 비교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헤드셋이 당장 애플의 매출을 끌어올릴 제품이 아니라는 뜻이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웜시 모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새 헤드셋은 회사의 서비스 부문에 상당한 상승여력을 줄 수 있다"면서 "애플 목표주가를 8% 높인 190달러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턴 크로킷 로젠블랫 애널리스트는 "아무도 MR 헤드셋이 애플에 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3499달러에 달하는 가격과 사용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톰 포르테 DA데이비슨 애널리스트는 "헤드셋이 너무 비싸고 소비자를 끌어들일 콘텐츠마저 부족하다"면서 목표주가 193달러에서 185달러로 낮추고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6일 애플 주가는 새 하드웨어 발표에도 전일보다 0.21% 하락한 179.21달러에 그치면서 힘을 받지 못했다. 

 

애플의 MR 헤드셋은 AR, VR 헤드셋 시장을 되살릴 제품으로 주목받아 왔다. 코로나19가 끝나면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줄고, 경기 둔화 염려마저 커지면서 전자제품 수요가 감소했다. 이에 AR VR 헤드셋 시장이 악영향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올해 글로벌 AR VR 헤드셋 출하량을 전년보다 18.2% 줄어든 745만대로 잡은 이유다. 트렌드포스는 "소비자가 비용 부담을 느껴 고가 헤드셋 판매량이 저조하다"면서 "올해 제조업체는 가격은 낮고 품질은 비교적 높은 제품을 만드는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애플이 목표량을 낮추면서 AR VR 시장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콘텐츠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CNBC는 "비전프로가 성공하려면 내년 출시 전에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최소한 2D 플랫폼인 태블릿, 스마트폰, 노트북에서는 볼 수 없는 콘텐츠를 비저느로에서는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이 전일 디즈니와 손잡고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를 비전프로에서 보다 더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가상의 대형 화면만으로 영화를 보려고 헤드셋을 구매할 가능성은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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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비만 치료제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관련 약품을 제조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의 전통 강자인 미국 일라이릴리(LLY)덴마크 노보노디스크(NVO,덴마크 상장)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화이자(PFE)도 먹는 다이어트 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특수를 누렸던 화이자는 지난해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다이어트 약 개발이 주가 흐름을 바꿀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5일까지 화이자 주가는 23% 하락했다. 2021년 12월에 기록한 58달러 최고점에 비하면 현재 주가는 38달러로 34% 하락한 수준이다. 화이자 시가총액은 2180억달러(약 282조원)로 글로벌 제약업계 8위 수준이고 미국에서는 일라이릴리, 존슨앤드존슨, 머크, 애브비에 이어 5위 정도다.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선 화이자가 지난달 말 당뇨병 치료제(경구용) '다누글리프론'의 비만 치료 임상2상 결과를 발표했다. 비만 치료제는 주로 주사기 형태였는데 화이자는 먹는 알약형태인 점이 특징이다. 미국 의학협회 학술지에 따르면 2형 당뇨병 성인 환자 41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 고용량(120mg)의 알약을 하루 두 번씩 16주간 복용한 환자 체중이 약 4.5k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결과를 발표한 날 화이자 주가는 하루 만에 5.4% 올랐으며 현재 38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24억달러(약 3조원)였던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0년 540억달러(약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는 물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같은 억만장자들도 살을 빼기 위해 비만 치료제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화이자의 경우 최근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1분기 화이자는 매출 182억달러, 주당순이익(EPS) 1.23달러를 올렸다. 매출이 1년 전보다 29% 감소했고 수익은 24% 감소했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월가는 화이자의 12개월 목표주가를 46달러로 제시했고 분석가 15명 가운데 5명만 '매수의견'을 냈다. 

 

화이자 매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두 약이 모두 코로나19 관련 약이다.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비중이 22.3%(1분기 기준)이고 코로나19 백신인 코미나티 16.8%를 차지한다. 화이자는 두 제품 모두 올해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전망했다. 

 

마음이 급한 화이자는 지난 3월 항체약물접합체(ADC) 업체 씨젠을 인수했다. 인수는 이르면 올해 말에 완료될 예정인데 총 규모는 430억달러(약 55조원)에 이른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이자가 이번 인수를 통해 확보한 ADC 파이프라인은 2030년에 100억달러(약 13조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중심에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있다. 둘 다 주 1회 주사제다. 두 글로벌 제약사는 이미 당뇨병 시장 1위를 놓고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앞선 곳은 노보노디스크다. 노보노디스크는 매일 1회씩 맞던 주사를 1주에 1회로 줄이고 효과도 좋은 '위고비'를 허가받았다. 임상 결과 위고비는 68주 동안 평균 15kg을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 회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도 체중 감량용으로 쓰이고 있다. 일라이릴리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임상3상 결과 '마운자로'는 참가자의 체중을 최대 15.7% 감소시켰다. 

 

'업계 1위' 일라이릴리 주가는 올해에만 21% 올랐다. 작년 하락장에서도 36% 오른 바 있다. '덴마크 시가총액 1위' 노보노디스크의 미국예탁증서(ADR)도 올해 15% 올랐고 작년 한 해 동안 26% 상승했다. 두 회사 모두 각종 호재 외에도 본업에서의 탄탄한 실적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제약사의 주가는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의약품 가격을 제한하는 리스크가 있지만 보통 경기 침체에서도 약 소비는 줄일 수 없어 경기방어주로 부각된다. 

 

1분기 일라이릴리 매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약은 지속형 당뇨병 주사제 '트루리시티'로 28.4%에 달한다.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는 전체 매출의 8.2% 차지한다. 일라이릴리는 당뇨병 치료제 외에도 항암제(버제니오, 티비트, 레테브모) 등 다양한 약제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노보노디스크는 당뇨와 비만 비분이 91.4%를 차지할 정도로 매출이 쏠려 있다. 현재 전 세계에 공급되는 인슐린의 5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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