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규모, 호주 제치고 올 세계8위 진입전망
높은 대외의존도 숙제... 중국은 보복 재개 움직임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이 경제력 측면에서 주요 8개국(G8)으로 불릴 만한 국제적 위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중국 위주 교역 구조를 다각화하고 핵심 기술 초격차에 속도를 내는 국가전략이 시급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G7 정상회의를 통해 가시화 된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한국의 전략과 선택에 따라 경제, 외교에서 영향력이 큰 중추국가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국제통화기금의 경제전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은 1조 7222억달러를 기록하며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위(1.64%)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호주(1조 7078억달러)를 제치고 현재 9위에서 한 단계 더 올라서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과 호주는 세계 경제 8위를 놓고 경합해왔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의 경제비중은 G8 수준으로 올라선 뒤 이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서 막을 내린 G7 정상회의에 한국이 초청됐고, 한미일 회의를 별도 진행한 것도 이 같은 경제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총투자액, 교역량 부문에서 이미 G7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2250달러로 G7 국가인 이탈리아(3만4113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5년간 국내 평균 투자액(총고정자본형성)은 7369억달러로 캐나다, 이탈리아보다 많다.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총교역량 역시 최근 5년간 평균 1조1681얼달러에 달해 9000억~1조달러에 그친 캐나다, 이탈리아보다 많다.
아울러 미국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측정한 올해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6위로 상위권에 포함됐다.
다만 대외 의존도가 높고 수출 비중이 큰 경제적 구조 때문에 신국제질서가 구축되는 소용돌이 속에서 전략적 선택과 판단이 매우 중요해졌다. 당장 중국은 미국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을 제재한 데 이어 한국에 대해서도 보복조치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G7 회의 이후부터 중국에서 제대로 접속되지 않고 있는 것도 한국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중국 내 한국 관련 여론을 통제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또 베이징 광전총국은 이날 그룹 '씨엔블루' 멤버 정용화 씨의 중국 예능 방송 출연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완화될 조짐을 보이던 '한한령'이 다시 강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향후 G7 체제가 확대될 때 안정적으로 편입하려면 성장에 더 속도를 내야할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열악한 노동생산성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G7 노동생산성 평균은 시간당 74.2달러인 반면 한국은 46.5달러로 크게 처지는 상황이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 순위는 141개국 중 97위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조사팀장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와 뒤처진 서비스업 경쟁력 등 내부 생산성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는 G7이상의 선진국으로는 진입하기 요원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