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자산운용사 8곳 조사
반도체 2차전지 성장세 지속 투자국가는 미국이어 인도 꼽아
연금투자엔 배당형 ETF 추천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이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주요 운용사들은 인공지능(QI), 정보기술(IT), 반도체, 2차전지 테마가 향후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운용사 가운데 절반은 인도 시장 급부상을 예상하며 관련 ETF가 차별화 된 수익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매일경제가 삼성, 미래, KB, 한투, 키움, 한화, NH, 신한자산운용 등 ETF 순자산 규모(AUM)만 1조원이 넘는 운용사 8곳을 대상으로 유망업종을 조사한 결과 AI, 우주항공, IT, 반도체, 2차전지 등이 향후 시장을 선도할 핵심 성장 산업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AI상용화에 따라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IT섹터가 장기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특히 반도체 대표 기업들의 진입장벽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준 미래에셋 전략ETF운용본부장은 "향후 ETF 성장의 양대 축은 2차전지와 반도체가 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제조산업을 대표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한국의 2차전지와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 사업본부장도 "AI를 비롯해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전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반도체 ETF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방위산업, 조선해운, K팝, 바이오테크 등 유망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테마형 ETF가 차별화 된 성적을 낼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방위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항공우주와 도심항공교통(UAM) 산업은 정부의 중점 육성 과정과 연계돼 있어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 마케팅본부장 역시 "장기적으로 친환경 선박이나 항공우주, 전기차 드론 같은 차세대 이동수단과 관련된 테마가 부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망 투자 지역으로는 미국과 인도를 꼽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는 바탕으로 경제위기와 침체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국가"라며 "전통산업뿐만 아니라 AI에 이르기까지 미국 기업들이 가장 우수한 기술력과 높은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가 급부상할 대표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꼽은 이들도 절반에 이르렀다. 인도는 14억 인구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중국을 대체할 차세대 생산기지로도 주목받는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은 "인도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에 힘입어 전 세계 자금이 인도증시로 유입되면서 투자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전 세계 공급망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인도 경제가 추가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유망 투자 지역으로 꼽은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내수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중산층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지난 15년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서장한 유일한 동남아 국가이며 금융시장 역시 이에 발맞춰 확대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경기소비재 통신주 등을 담은 배당주 ETF를 장기 투자자산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사 ETF 가운데 경쟁력 있는 상품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배당주 ETF만이 유일하게 두 차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연금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적립식 투자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은 ETF 시장에서 기회 요인이라고 답했다. 반면 운용사 간 보수 경쟁 심화, 개인투자자 이탈 가능성, 레버리지, 인버스 위주 투자는 잠재적으로 ETF 시장에 위기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내 주식형 ETF 규모가 34조원으로 가장 컸고 해외 주식형(20조원), 국내액티브(19조원), 레버리지 인버스(7조원) 순이었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개인들의 직접투자 활성화와 투자 자산 다변화는 ETF 시장의 기회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금리 기조 속에 금리형 채권형 ETF로 투자금이 몰리는 양상이지만 채권형 ETF가 유망할 것이라고 답한 운용사는 1곳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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