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여파로 국내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경기 저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표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대 주반 저성장이 예고된 가운데 최소한 "더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경기 전망에 힘이 쏠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을 향한 수출과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이 줄고, 얼어붙었던 국내 소비심리가 다시 올라오는 등 각종 지표 개선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수요 등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른 시일 내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상존하는 만큼 실제로 하반기 경기가 크게 나아질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6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금액과 물량 감소세가 일부 둔화되는 가운데 대중국 수출 감소 폭이 점차 축소되는 등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수출로 경제를 유지하는 국가인 만큼 수출이 경기 상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본 것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과 대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둘 모두 이전보다 비중이 작아지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4월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4%로 10%를 넘었다. 올해 1분기 대중국 수출 비중 역시 19.5%로 전체에서 5분의 1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은 매월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이어갔지만 감소 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년 대비 반도체 수출액 감소 폭은 지난 1월 44.5%였지만 4개월 만에 8.3%포인트 축소됐다. 대중국 수출 감소 폭도 같은 기간 10.6%포인트 줄었다.
코로나 19 일상 회복 또한 하반기 경기 반등을 예상하도록 한 요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 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상승했다. 감염병이 퍼지던 기간에 부진했던 대면 업종이 살아나면서 서비스업 업황도 확연히 개선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 보험, 운수, 창고 등에서 생산이 늘면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다. 지난 4월 서비스업 취업자 수 역시 1년 전보다 47만 4000명 증가했다.
KDI는 금융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화 긴축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시장금리는 올랐지만 단기자금시장은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도 이와 비슷한 판단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관훈토론회에서 "전반적으로 하반기로 가면서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며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반도체 경기도 3,4분기로 가면서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도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반도체 경기 등이 회복되면 한국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거나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부진하면 하반기에도 경기가 크게 나아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산업계와 학계에선 제조업 수출 전반이 개선되야 경기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DI 역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제조업 가동률이 낮은 가운데 공장에서 방출되지 못한 재고가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4월 기준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2%로 한 달 만에 0.8%포인트 하락했다. 재고율은 130.4%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수출은 아직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철당 등 수출은 계속 약세"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경제조사팀장도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다시 기대했던 것만큼 나타나고 반도체 수요가 상당히 올라와준다면 하반기 경기가 나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상반기 경기 부진을 반영해 당초 1.6%로 잡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음달 중 수정 발표할 계획이다. OECD 국제통화기금 KDI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1.5%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이보다 낮은 1.4%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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