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빈틈 노려 영향력 키웠지만 중동전쟁에 물거품 위기
네타냐후 총리 방중 불투명
'평화적 해결' 중재한다지만 실제 효과 거둘지는 불투명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로 신중동전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그간 '중동 해결사' 역할을 자처해온 중국도 당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중국은 이스라엘을 전폭 지원하고 나선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평화적 해결 방안을 도모한다는 방침이지만, 중재 노력이 실제 효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9일 중국 당국 발표와 관영매체 보도 등을 종합하면 중국의 차기 중동 전략이었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관계 정상화' 노력이 신중동전쟁이라는 암초를 만나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 중재에 성공한 뒤 '중동 해결사' 이미지를 부각시켜온 중국에는 치명타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는 중동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3월 사우디와 이란 외교관계 복원을 중재하며 영향력을 팔레스타인의 관계 정상화에 공을 들였다. 지난 4월 친강 당시 중국 외교부장은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외교장관과 잇달아 전화 통화를 하고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을 촉구하며 갈등 중재에 깊숙이 개입한 바 있다.
당시 친강 부장은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최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격화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깊은 관심 속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협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와 소통하며 정세 완화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강 부장은 또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도 양측 긴장에 우려를 표한 뒤 충돌이 격화돼 통제력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달 뒤인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아랍 평화 이니셔티브'를 제시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1967년 국경선을 기초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라고 밝히며 팔레스타인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중국과 팔레스타인 정상회담 직후에는 시 주석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중국으로 공식 초청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말 재집권한 후 백악관에서 초청받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이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방중을 결심한 것은 미국에 우리도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네타냐후 총리의 중국 방문은 당분간 현실화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졌다. 주중국 이스라엘 관계자는 "네타냐후 총리가 당초 연말에 방중할 예정이었지만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여전히 '두 국가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적 지원을 선언한 미국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두 국가방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모두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환구시보는 9일 사설에서 "양측 분쟁이 격화된 뒤 미국과 일부 서방 국가가 어느 한쪽 편을 드는 성급한 결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됙 쉽다"며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는 인도주의적 재난이 더는 악화되지 않도록 신속한 휴전을 권고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규모 무력 충돌로 평화를 가장해 안보를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평화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며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이러한 관행을 중단하고 중동 평화 프로세스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항모전단전진 배치 및 역내 전투기 증강에 착수하고 탄약 등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시작한 것을 정면으로 겨냥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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