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사흘째... 미 vs 이란 대리전 확산 우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사흘째인 9일 자국 영토에서 하마스 측 병력을 밀어내기 위해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분리장벽 주변지역의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AP통신 등이 보도한 하마스 무장대원과의 교전은 외딴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침투하면서 부순 분리 장벽에는 탱크와 전투 헬기, 드론 등을 배치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하마스와 충돌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총 4400여 발의 로켓이 발사됐으며, 지난 48시간 동안 총 30만 명의 예비군이 동원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충돌로 양측 사상자가 1000명이 넘는 등 피해가 커지면서 적대적 감정이 고조되자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1973년 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지정학적 위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하루만에 안보 지원을 개시하면서 미국과 아랍 국가 간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인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을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로 이동시키며 하마스를 압박했다.
이스라엘은 공습 위주의 작전에서 지상군 투입으로 전략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계엄령에 따라 예비군 수만 명을 동원했고 앞으로 수십만 명까지 늘려 남부사령부에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남부사령부를 방문해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지시하며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인간의 탈을 쓴 짐승(human animal)과 싸우고 있다"며 "따라서 거기에 맞게 행동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24~48시간 안에 이스라엘군이 지상작전에 착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탱크를 앞세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진격하면 제5차 중동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이미 가세한 레바논 무장 조직 헤즈볼라가 게릴라식으로 즉시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 또 이스라엘 지상전이 지정학적 안보 불안을 야기하면 이스라엘과 적대적 관계인 이란과 시리아도 자극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팔레스타인은 아랍연맹 22개국 외 교장관회의 소집을 요청하면서 이슬람 국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란은 하마스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한 동시다발적 공격을 협의할 정도로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달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이란이 하마스의 대규모 군사작전을 승인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그러나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지만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중동전쟁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 등 '중동 데탕트'마저 무산시키고 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의 점령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권리 박탈 위험성을 반복적으로 경고해왔다"면서 결국 이슬람 문화권인 팔레스타인을 옹호했다. 제 5차 중동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역사도 조명받고 있다. 1948년 발발한 제 1차 중동전쟁은 이스라엘 건국과 동시에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등 5개국 아랍 연합군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시작됐다.
제2차 중동전쟁은 1956년 7월 가말 압델 나세르 이집트 대통령이 수에즈 운하를 점령하면서 시작됐다. 1967년에는 제 3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대승을 거둬 가자지구 등 요충지를 확보했다. 제 4차 중동전쟁은 1973년 10월 이집트의 기습 선제공격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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