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내놓은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SK하이닉스가 생산한 메모리칩이 탑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 반도체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SK하이닉스는 "직접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망이 뚫린 게 확인된 첫 사례이기 때문에 미국 내 여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이후 즉각적으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하는 등 발 빠른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도적인 수출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미국의 제재망이 더 촘촘해질 수있다는 점에선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ㅣㅇㅆ다.
7일 SK하이닉스는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에 SK하이닉스 메모리칩이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블룸버그 보도와 관련해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수출 규제를 철저하게 준수한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자사칩이 화웨이에 사용된 점을 인지하고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했다.
메이트 60 프로에 탑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리칩은 저전력더블데이터 레이트5(LPDDR5) D램과 유니버설 플래시스토리지(UFS) 3.1 낸드플래시다. 화웨이가 메이트 60 프로를 공개한 이후 미국 제재망을 뚫고 탑재돼 관심이 집중됐던 7나노미터 프로세서와는 성격자체가 다른 제품이다.
LPDDR5와 UFS 3.1은 현재 정보기술 업계에서 주력 시장에 해당하는 제품군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양산한 제품이 반도체 중개 업체를 거쳐 중국 화웨이까지 전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제품이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도 일단 국내에 들여온 뒤 수출 절차를 밟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LPDDR5나 UFS 3.1은 대량 생산해 중개업자를 거쳐 판매되는 만큼, SK하이닉스가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개업자들의 유통망을 거쳐 화웨이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는 2019년 5월 미국 기업들에 대한 화웨이 수출 승인 조치로 시작됐다. 1년 뒤인 2020년 5월에는 미국 외 기업들도 미국의 기술과 부품을 이용해 만들었다면 화웨이로 수출하기에 앞서 미 상무부에서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후 미국의 기술과 부품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한 제품으로 승인 대상이 확대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이때부터 화웨이에 대한 납품을 중단한 상태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중국은 매출비중이 여전히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은 30.9%로, 미국(50.4%) 다음으로 크다. 실제로 아시아(한국 중국 제외) 13.4%, 유럽 3.3%, 한국 2.1% 등과 비교하면 중국의 비중은 상당히 큰 편이다.
업계에서 SK하이닉스 제품이 화웨이에 전달됐다는 사실이 최종 확인되더라도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화웨이 제품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거래한 경우에만 제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측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서 판단할 일"이라며 "해당 기업과 긴밀히 협의를 거쳐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중국에 소재한 한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연장에 악영향을 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으로 설비 반입이 가능하도록 한 유예 조치는 다음달 11일 종료된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 측과 유예 조치 연장에 대해 협의해왔고 유예 연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낙관하는 분위기가 이어져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 내부에서 중국에 대한 제재망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을 수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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