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이어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태형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1년 만에 진행되는 정상회담이 결렬되면 중국과 미국 간 긴장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연이은 불참은 미국의 경제 안보 압박을 피하면서 이에 맞설 우군 확보에 시간을 벌려는 포석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국가안전부는 최근 미국의 외교적 제의가 교전과 봉쇄를 혼용하고 있다고 공격하면서 미국이 더 많은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11월 양국 대통령 회담이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최근 중국 정부의 기업 압박을 거론하며 "투자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발언한 지 일주일도 안돼 나온 반응이다.
국가안전부는 이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신저인 위챗 공식계정을 통해 "과거 '접촉과 억제'라는 대중국 양면 전략을 구사해온 미국이 최근 '경쟁과 경쟁 통제'라는 새로운 전략을 꺼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전략에선 경쟁이 더 주요하지만 최근 디커플링(탈동조화) 대신 디리스킹으로 표현을 바꾸거나 '가드레일' 등 갈등 확대를 막겠다는 메시지 등을 통해 경쟁 통제 역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발리에서 샌프란시스코로의 이전을 진정으로 실현하려면 미국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사실상 미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불참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인도네시아 발리엣 열린 G20 정상회의 때 만남이 마지막으로,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나려면 미국의 대중 전략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이다. FT는 "러몬도 장관의 방중 이후 일주일도 안 돼 나온 국가안보부의 드문 경고"라고 분석했다.
앞서 시 주석은 인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불참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리창 국무원 총리가 시 주석 대신 참석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고 '아군'을 챙기는 데 공들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위기에 처한 중국 경제, 대만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 우크라이나 침략국인 러시아에 대한 지원 등을 놓고 미국 주도의 G20 정상회의에서 수세에 몰릴 위험을 피하면서 향후 반격할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일본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인도와는 영토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SCMP(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 주석의 G20 정상회의 불참은 미국과의 긴장이 아닌 지역 관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과 인도가 국경 문제로 계속 충돌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불참은 올해 G20의장국인 인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1999년 이후 최초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중국과 인도 사이의 긴장은 1999년 포럼이 창설된 이래 처음으로 G20 정상이 공동성명서를 발표하지 못하는 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시 주석의 불참은 주최국 인도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2013년 집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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