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업 주가 흐름은 다르게 나타나 주목된다.
미국은 신규 주택으로 수요가 유입되면서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지만 한국은 '철근 누락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결과하는 분석이다.
28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단독주택 건설 기업 DR호턴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27%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16%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두드러지는 수익률이다. 올해 초 주당 90달러대 초반이었던 DR호턴 주가는 지난달 25일 131달러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110달러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국내 건설주 시가총액 1위 기업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주가가 5%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가 같은 기간 14%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부진한 주가 흐름이다.
DR호턴은 주택 완공량 기준 시장점유율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단독주택 건설 기업이다. 주택을 지을 만한 지역을 선정해 사업성을 평가하고 토지를 인수한다. 이후 건설 허가를 받고 하도급 업체를 선정해 건설 과정을 총괄한다. 토지를 직접 개발하거나 주택을 건설하지는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건설사보다는 시공사 개념에 가깝지만 주택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선설사와 유사하다.
한국과 미국 모두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어려움을 함께 겪고 있음을 감안하면 두 기업 주가 차이는 의아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두 기업의 실적 흐름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한 것이다. 지난 2분기 DR호턴 매출액은 87억3360만달러로 전년 동기 83억4780만달러 대비 4.6% 늘었고 순이익은 같은 기간 21억8330만달러에서 13억5170만달러로 감소했다. 현대건설도 매출액은 5조5794억원에서 7조1633억원으로 늘었지만 순이익은 2249억원에서 212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두 기업 주가 흐름에 차이가 난 것은 투자심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신규 주택 판매가 최근 1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건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미국 신규 주택 판매건수는 지난해 9월 60만3000건에서 올해 1월 67만 건으로 느렁ㅆ고 지난 5월 76만3000건을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지난 7월에는 71만4000건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국내 미분양 주택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4만1000가구였는데 지난 6월에는 6만6000가구로 증가했다. 또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로 건설주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건설 기업은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최근 높아진 모기지 금리에 부담을 느낀 주택 보유자들이 기존 주택을 매도하고 신규 주택을 높아진 모기지 금리로 매수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기존 주택 판매가 저조한 만큼 수요는 신규 주택으로 쏠리고 있고 신규 주택 판매는 우상향 곡선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는 꾸준히 있기 때문에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선 현재도 구매자들은 시장에 존재한다. 그러나 기존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금리로 갈아타면서까지 주택을 매도하려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신규 주택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셔웨이 회장도 지난 2분기 DR호턴 등 미국 주택 기업을 대거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서 건설주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 14일 버크셔해셔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주택 건설업체 세 곳의 주식을 사들였다. DR호턴 주식은 7억2600만달러어치 매수했고, NVR(7000만달러)과 레나(1720마달러)도 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건설기업 주가가 단기적으로는 하락할 수 있으나 금리 인하 이후로는 장기 호황 사이클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택담보대출 30년 고정금리가 7.3%를 웃돌면서 신규 주택 구매 수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이미 얼어붙은 기존 주택 공급과 더불어 신규 주택 공급까지 감소시킬 것이라는 예상이다. 향후 미국 장기 금리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떨어지면 주택 수요는 늘어날 것이고 감소한 공급과 만나 주택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인구구조 변화 양상도 DR호턴 같은 저가 주택 공급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국 인구는 35~34세, 65세 이상 인구 위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중저가 주택 수요가 특히 증가할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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