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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1개 상품 상장 승인

국내 증권사 거래는 불가능

비트코인, 제도권 금융 편입

올 132조원 자금 유입 전망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된 것은 세계 최대 자본시장에서 비트코인이 공식적인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길이 열리면서 제도권에 진입하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 63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이 올해 1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 SEC "금 ETF 감독 경험 반영"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은 10일 블랙록 등 11개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의 상장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SEC가 2004년부터 비증권성 원자재 현물 ETP를 감독한 경험이 비트코인 ETP 거래를 감독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SEC가 2004년 금 현물 ETF를 승인한 전례를 언급한 것이다.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투기적이고 변동성이 크다"는 경고를 덧붙였지만,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금에 준하는투자 자산에 등극했다는 데 의미를 더 크게 부여했다. 시장은 환호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국내에서 2년여 만에 처음으로 6500만원을 넘어섰다. 

 

블랙록, 아크21셰어스 등 이번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징하는 자산운용사는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추면서 초기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블랙록은 0.30%, 아크21셰어스 반에크는 0.25%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인베스코갤럭시(0.59%)와 비트와이즈(0.24%) 등은 '첫 6개월 동안 무료'를 내걸기도 했다. 비트코인 선물 ETF 수수료가 0.5~1%라는 점에서 이들 자산운용사가 새로운 자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제2의 튤립 → 글로벌 10대 자산으로

 

투자자는 보다 안전하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에 의해 세상에 나왔다. 탄생 초기에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투기 광풍이 불었던 튤립에 비교됐다. 워런 버핏은 "가치를 창출하는 자산이 아니다"고 혹평했다. 

 

변동성이 크고 24시간 거래되는 탓에 보편적인 투자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기도 어려웠다. 비트코인이 거래되는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신뢰도 낮았다. 기관과 법인은 비트코인 직접 투자 시 회계 처리와 내부의 법적 문제 등을 고려해야 했다. 미국에서 2021년 승인된 비트코인 선물 ETF에 투자할 수도 있지만 선물 만기 연장(롤오버) 등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률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트코인은 그러나 15년이 지난 현재 글로벌 10대 자산으로 성장했다. 시가총액은 9153억달러에 달한다. 테슬라(7437억달러) 시총도 넘어섰다. 주식이 아닌 자산으로는 금(13조6390억달러)과 은(1조2980억달러) 다음이다. 

 

- 엇갈리는 가격 전망

 

시장에서는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크립토 스프링' (암호화폐 투자 활황기)을 기대하고 있다. 금 현물 ETF가 승인된 이후 1000억달러(약 131조원) 이상의 자금이 금시장에 흘러들어왔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올해에만 500억 → 1000억달러의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10만달러(약1억원)까지 오를수 있다"고 전망했다. 

 

- 비트코인ETF 상장도, 투자도 모두 다 막힌 한국

 

미국 증시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상장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이를 사고팔 수 없을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이를 중개하는 것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금융당국이 판단하면서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행법상 ETF는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기초지수를 추종해야 한다. 예컨대 'KODEX 200' ETF는 코스피200 주식(기초자산)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기초지수)를 추종하는 식이다. 

 

자본시장법은 기초자산으로 금융투자상품, 통화, 일반상품, 신용위험, 기타 등을 인정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기초자산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금융위원회 해석이다. 즉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를 상장하는 것은 국내에서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ETF의 상장뿐 아니라 거래 또한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는 금융투자상품 중개만 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행법상 비트코인 ETF는 금융투자상품이 아니다"며 "이를 중개하는 것은 증권사 라이선스 범위를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결국 비트코인 ETF 상장과 거래가 가능해지려면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거나 금융위의 유권 해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금유위는 가상자산 투자의 제도권 편입에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시장은 기업의 자금조달이란 기능을 갖고 있지만 가상자산은 그렇지 않다"며 "가상자산 시장으로 돈이 빠져나가면 자본시장의 수요 기반이 그만큼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향후 2~3년 안에 가상자산 투자를 제도권으로 편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블랙록, 아크인베스트 등 11개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받으면서 상장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이들 11개 ETF는 당장 11일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해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미국 비트코인 ETF 거래 금지' 방침을 내리면서 국내 증권사와 투자자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해외에 상장된 ETF 거래를 금지하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증권사들은 부랴부랴 ETF 거래를 금지하는 전산 작업에 들어갔다. 

 

키움증권은 이날 미국 비트코인 선물 ETF를 출시한다고 공지했다가 삭제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 가능 여부를 두고 증권사들 사이에서 혼란이 이는 모양새다. 

 

 

 

 

※ 이 글은 경제공부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무단복제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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