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월 물가 3% 예상치 하회
주거비용 줄고 중고차값 급락 근원물가 상승률 4.8%로 하락
연준 9월 금리동결 무게 쏠려 나스닥 1%대 상승세 출발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이달 말 한 차례 인상을 끝으로 더 이상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은 미국의 긴축 사이클이 곧 종료된다는 기대감에 들썩였다. 다만 물가가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경제 활동이 활발하다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가속화할 수 있다.
12일 미국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 근원 CPI 상승률은 4.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CPI 상승률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노동부 발표에 앞서 CPI 상승률은 3.1%, 근원 CPI 상승률은 5%로 예측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CPI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한 것은 2년 3개월 만이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품목의 물가를 보는 근원 CPI 상승률은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물가 상승세 완화는 우선 비교 시점이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가한 결과로 전세계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을 때라는 측면이 있다. 주요 경제적 요인은 중고차 가격 하락과 주거 비용 상승세 완화가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6월 미국의 중고차 가격은 3개월 만에 하락했다. 주거비용은 0.4% 올랐는데 주요 지표인 임대료 상승폭이 2021년 이후 최소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미국이 7월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차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겠지만 이후 9월 11월 12월에는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다음달부터 장기적인 금리 동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인 조나단 처치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보여주는 수치가 연준에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도 긴축 기조가 조만간 끝난다는 데 베팅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시장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은 7월 회의에서 92.4% 확률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겠지만 9월에는 동결(80.5%)할 전망이다. CME 페드워치는 이후 11월과 12월 회의에서도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각각 66.8%, 59.7%로 내다봤다.
시장은 기대감에 꿈틀거렸다. 미국주식 선물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기대감에 상승 출발했다.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와 S&P500 지수는 1%대로 상승한 채 출발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채권과 달러에 대한 가치는 하락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전 대비 0.08%포인트 내린 3.89%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 경제가 활성화되면 고물가가 고착화할 수 있어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 지난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배경이다.
연준은 당시 경제전망요약(SEP)자료를 통해 미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4%에서 1%로 상향했다.
최근까지도 연준 고위 인사들은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연준의 목표치인 근원 CPI 상승률 2%와 차이도 여전하다.
한편 엔화 등 달러 외 주요 통화가치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는 이날 최근 2개월래 최저로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로화 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한때 전장 대비 0.38% 하락한 101.342를 기록해 지난 5월 11일 이후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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